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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아일기

욕심을 조절할 수 있는 지혜를 청하며

글쓴이 : 김영태 2020-09-28

‘아기공룡 둘리’라는 만화가 있었습니다. 둘리의 영향력(?)이 커서 그런지,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은 친구들도 알 정도입니다. 몇 년 전에는 둘리가 사는 동네를 배경으로, 추억을 소환했던 드라마도 했었습니다. 우연히 방송이나 영상 매체에서 나오는 장면을 보면, 기억나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모습이 남아있는 것입니다. 단순히 재미로 본 만화이지만, 숨겨진 메시지를 느끼게 될 때 그런 것 같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습니다. 내용이 다 기억나지는 않지만, 메시지는 명확하게 기억이 납니다. 둘리와 친구들이, 배처럼 생긴 기구를 타고, 어떤 별로 여행을 갔던 모습입니다. 그 별에는 수많은 보석이 있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만큼 담을 수 있고, 그 보물을 집으로 가지고 갈 수 있었습니다. 둘리를 비롯한 다른 친구들은, 자신이 담을 수 있을 최대를 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치열하게 챙기는 와중에, 따라갔던 아기는 몇 개를 주어서 가지고 놀았습니다. 너무 많이 실었는지, 보물의 무게에 견디지 못한 배는 추락했습니다. 장면이 바뀌고 현실로 돌아왔는데, 다른 친구들은 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많이 아쉬워하면서 어디론가 가는데, 여기서 명확하게 떠오르는 장면이 나옵니다. 아기는 가지고 놀던 보석 몇 개를 주머니에서 꺼내, 화분에 던져놓고 따라가는 것입니다. 그 장면으로 보면, 꿈이 아니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둘리와 그 친구들은 욕심으로, 보물을 하나도 가져올 수 없었습니다. 아기는 별생각 없이 가지고 놀던, 보물을 가지고 올 수 있었던 것입니다. 보물의 값어치를 모르니 욕심을 부리지 않았던 것이고, 그것이 오히려 득이 된 것입니다. 값어치를 알고도 욕심을 부리지 않을 수 있다면, 참 좋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가장 지혜로운 사람은, 욕심을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됩니다. 욕심이 드는 것은 본능이지만, 그것을 위한, 과한 행동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길에 핀 꽃이 예쁘다는 생각은 들지만, 꺾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예쁘다고 다 꺾어버리면, 어떤 일이 생길지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습니다. 죄를 지을 수밖에 없는 가난함을 벗어나기를 청합니다. 죄에 물들 수밖에 없는 부유함을 피할 수 있기를 청합니다. 어쩌면 이것이 가장 큰 욕심일지 모르겠습니다. 부족하든 넘치든, 어떤 것이든, 유혹에 빠지지 않고 악에서 구해주시길 청합니다. “누구든지 이 어린이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사람이야말로 가장 큰 사람이다.” (루카 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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